월별 칼럼2022년 12월

정신의 젊음을 유지하는 조직문화가 중요하다

어린 시절 한 가수의 컴백 무대에서 흘러나온 ‘아직 우린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한 토막. 짧은 가사지만 ‘젊으니까 더 나은 미래도 만들 수 있다’는 해석으로 읽으면, 조직에 던지는 질문이 보인다.

이 원고는 HR Insight 2022년 12월호 칼럼 원고로 작성되었습니다. 실제 게재본은 해당 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직 우린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필자가 어린 시절, 누구나 아는 그 가수가 오랜만에 컴백하여 발표했던 노래 가사 중 한 토막이다. 필자 또한 거실 쇼파에 앉아 그의 공연 장면을 보면서 저 구절을 따라 부르던 때가 생각난다.

짧은 가사지만, 파고들면 흥미로운 점이 많은 구절이기도 하다. 앞 구절은 현재, 뒤 구절은 미래를 표현한 것이기도 하고, 달리 해석해보면 앞 구절은 기반으로, 뒤 구절은 가능성을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젊으니까, 더 나은 결과(미래) 또한 만들 수 있다’는 해석이 되는 셈이다.

‘젊음’은 그 단어 자체만으로도 희망적인 단어이다. 젊음은 실패에서 빠르게 일어서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그 자체로 해석되기도 한다. ‘아직 젊으니까, 지금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다’는 식이다. 젊음은 또한, ‘다양성(Diversity)’, ‘가능성(Possibility)’ 그 자체로 해석되기도 한다. ‘아직 젊으니까, 새로운 기회나 길을 준비하고, 개척할 수 있다’는 식이다. 그리고 젊음은 ‘성장가능성(Potential)’이기도 하다. ‘아직 젊으니까, 더 높은, 더 나은 당신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식이다.

일하는 과정 자체에서 성장을 경험하는 문화(Growth Culture), 유연하고 민첩한 조직(Agile Organization), 일하는 과정에서 학습 경험 구조 구현(Workflow Learning) 등 최근 주목받는 모든 조직문화, 학습기법, 조직구조는 ‘젊은’ 이들에게 적합한 접근처럼 보이기도 한다.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과감히 시도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실수나 실패에서 빠르게 벗어나며, 확보한 지식이나 경험을 축적하고 공유하는 노력은 흔히 주도성이나 역동성으로 표현가능한 인간으로서 보유한 에너지(역량)를 끊임없이 발산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에너지를 기꺼이 발현가능한 사람, 혹은 조직은 당연히 그들 스스로의 현재와 미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확신하는 ‘젊음’을 가지고 있다.

이를 달리 얘기해보면, 현재 주목받는 모든 기법이나 접근은 대상이 되는 조직이나 사람이 ‘젊음’을 갖고 있지 않으면 그다지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당연한 얘기인데, 실패 이후 일어날 부정적 결과에 집중한 나머지, 새로운 변화나 시도를 주저하고, 스스로 더 이상 성장가능성이 없거나 미래가 정해져 있다고 믿는 사람, 조직에서 끊임없는 시도와 변화, 학습을 강조하는 기법들은 ‘피곤하기만’ 할 뿐이다.

심지어 일부 조직과 리더는 이 ‘젊음’을 실제 인간의 신체연령과 연결하여 받아들이기도 한다. 20~30대 직원들은 실제 나이가 어려서 일할 시간이 길게 보장되어 있고,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 습득에 보다 능숙해서(혹은 아예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 자체를 가지고 있어서) 이전 구성원들보다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반면, 40~50대는 더 이상 조직에서 성장감을 경험할 방안도 적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기에도 어려울 뿐 더러, 그들 스스로가 이미 더 이상 조직 안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기 위한 학습욕구나 도전욕구가 별로 없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나 접근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볼 수 없다. 실제로 20~30대 구성원은 아무래도 다른 연령층에 비해 신체적인 에너지 자체가 좋을 수밖에 없고 이는 그만큼의 집중력, 신체적인 피로감의 회복 속도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동일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더 오래 버티고, 더 빨리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은 학습, 성장 과정을 보다 더 자주, 빨리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문제는 이러한 인식들로 인해, 조직과 리더들이 신체적으로 ‘젊은’ 구성원들의 확보에만 집중하는 데 있다. 특히 사업이나 재무적 이슈로 ‘젊은’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여의치 않은 조직과 리더일수록 고민의 정도가 커지는데, 일부 조직은 아예 새로운 전략이나 프로세스 적용 가능성이 적은 (심지어 사양 될 것으로 판단하는 산업이나 직무에) 비교적 고연령층의 구성원들을 집어넣고, 젊은 구성원들은 좀 더 현재-미래 주력사업이나 역동성이 요구되는 조직에 편성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 과정은 조직 내 부정적인 가정들을 강화하게 되는데, 필자가 올해 인터뷰 과정에서 경험한 가정들은 다음과 같다.

‘어차피 40대 중반 지나가면 조직에서 머물 날도 얼마 안 남았고, 새로운 거 배울 의지도 별로 없어요.’, ‘이미 먹을 만큼 먹은 분들에게 새로운 거 뭐 해보라고 시키는 것도 불편하고, 시켜도 젊은 친구들만큼 해내지도 못해요.’

이러한 말들이 하나의 당연한 믿음(가정)으로 공유되는 조직 안에서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 이러한 조직에서 ‘젊음’은 ‘연령(나이)’와 직결된다. 연령이 높아지면 질수록, 자연스레 조직에서 본인의 미래나 발전(성장) 가능성에 대한 낙관은 줄어들고, 심지어 조직이나 일에 대한 가치인식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일에서의 새로운 시도나 도전, 학습과 성장보다는 본인의 삶에 보다 유익한 방식, 예컨대 제 2의 삶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데 용이한 직무만을 선택하려 하거나, 안정적인 성과 창출에 용이한 방식이나 직무를 찾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들은 조직과 리더에게 ‘연령이 높을수록 변화를 싫어하고,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믿음(가정)을 더욱 강화한다.

신체적으로 젊은 구성원들도 이러한 조직 안에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그들의 관점에서 볼 때, ‘리스크가 높고, 끊임없이 배우거나 학습해야 하는 어려운 일들은 자신들이 하고, 쉽고 편한 일은 (자신들보다 더 업무경험도 많은데도) 고직급-고연령 구성원들이 한다’는 인식이 형성된다. 이는 젊은 구성원들이 수행해야 하는 새로운 성장과 학습 노력이 결국 세스 고딘이 말하는 본인의 안락지대(Comfort Zone)을 벗어나 경영환경이 제시하는(조직과 리더가 기대하는) 안전지대(Safety Zone)로 이동하기 위한 실패와 불안을 지속적으로 경험해야 하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이 업무평가나 보상과 연결될 때, 이 믿음(가정)은 더욱 강화되어 소위 세대간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합리적으로 여겨진 ‘연령과 젊음의 비례’ 관계에 기반한 조직/인사관리가 모두에게 해가 되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사실, 진정 합리적인 접근은 신체적 연령과 오늘날 주목받는 접근들을 위한 ‘젊음’간에는 어떠한 관계도 없음을 조직 안에 만드는 것, 모든 구성원들이 정신적으로 ‘젊은’ 조직문화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는 조직의 성장이나 성과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조직에서 일하는 모든 구성원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인간은, 우리는 모두 본질적으로 향상성을 갖길 원한다. 어제보다 오늘의 자신이 보다 더 나은 존재이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것은 재산이나 직급만이 아니라, 자신의 역량이나 가능성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더 발전하고, 더 나아지길 바라며, 그것이 본인이 추구하는 삶이나 목적의 실현에 유익하기를 기대한다. 이를 이뤄낼 만한 상태로 자신을 믿는 것이 ‘젊음’이다. 다시 말하자면, ‘정신적인 젊음’이다. 그리고 조직의 환경과 리더십이 이러한 정신적인 젊음을 자극할 때, ‘젊은 조직문화’가 구현될 때, 그 안에서 구성원들은 연령과 관계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향상성을 발휘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애자일 조직이나 워크플로우 러닝은 이러한 조직문화 속에서 더욱 효과를 발휘하기 마련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만 할까? 여기에 대해, 필자가 프로젝트 과정에서 발견한 ‘젊은 조직문화’들의 특징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올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산하 일부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직문화 진단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총 6개 조직, 00여명의 임원, 실무리더와 000여명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수행했었고, 이들 중 ‘젊은 조직문화’를 공유하는 10여개 내외의 팀~실 규모 조직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 조직에서는 아래와 같은 Do 혹은 Don’t가 존재하고 있었다.

1. 담당 직무에 대한 의견제시와 관철할 수 있는 재량권(Domain)

젊은 조직문화를 공유하는 조직은 본인들이 자체적으로 습득한 지식이나 정보를 자신의 현재 업무에 적용하는 것이 자율적으로 가능했는데, 이는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 전 뿐만이 아니라, 업무가 일정 수준 진행된 상태라 하여도, 담당자 관점에서 현재의 업무성과에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리더에게 의견을 제시하거나, 혹은 리더에게 적용했다는 결과만 공유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는, ‘업무는 실무자(담당자)가 가장 잘 안다’는 믿음과 ‘방법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이 공유되고 있을 때 발현되고 있었다.

2. 실패에 대한 회복 과정을 동료와 함께 경험가능한 조직문화 요인 (심리적 안전감, 공동체성)

젊은 조직문화를 공유하는 조직은 실수나 실패가 이전에 없던(혹은 하지 않던) 일을 하거나, 새로운 업무 방식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가능한 자연적인 현상이며, 진정한 문제는 실패를 숨기거나, 해결하는 데 아무도 돕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들은 실패를 주변 이들에게 공유하고, 주변 이들의 조언이나 직접적인 도움을 받아 이를 빠르게 해결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었다. 이는, 자신의 실수나 실패를 인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오픈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믿음, 함께 협력하고, 지원하는 공동체라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을 때 발현되고 있었다.

3. 지식과 정보 공유를 즐기고 Cheer-up하는 행위 일상화.

젊은 조직문화를 공유하는 조직에서는 개인이 습득한 지식이나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가 조직에서 인정받고 칭찬받는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특히 이 인정과 칭찬은 평가나 보상의 개념이 아니라, 유용한 지식이나 정보를 먼저 찾고 공유해준 것에 대한 ‘감사함’의 개념이었는데, 조직 안에서 평소 자주 활용하는 소통 채널을 활용하여 외부의 학습 링크를 공유하거나, 간단한 자료(PDF)를 올려놓으면 ‘고맙다’, ‘잘 볼게요’, ‘○○님 밖에 없어~’와 같은 식으로 격려하는 행위가 일상화되어 있었고, 리더는 업무 적용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정보의 질과 관계없이 먼저 칭찬하거나, 이러한 행위 자체를 격려하는 행위를 일상적인 리더십으로 발휘하고 있었다.

4. 새롭고, 도전적인 경험이 가능한 업무 기회의 제공

젊은 조직문화를 공유하는 조직에서는 누구나 새로운 기획이나 사업, 업무를 수행할 기회가 제공되고 있었다. 이는 갓 조직에 전입한 신입 구성원이든, 관리자 역할에서 내려와 실무를 맡게 된 사람이든 상관없이 가능했는데, 이들이 수행과정에서 실패 가능성을 줄이고, 성취경험을 높일 수 있도록 기존 구성원이나 리더가 실시간으로 지원-조언하는 업무방식이 정착되어 있었다. 또한 조직의 특성이나 필요에 따라 정형화된 업무가 있더라도,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구성원이 정체감을 경험하지 않도록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고 있었는데, 특히 조직 전체가 정형화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해당 리더의 주도하에 회의를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학습하는 기회로 활용하거나, 기존 업무에서 조금이라도 새로운 업무방식이나 보다 효율적인 절차를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이를 적용해보도록 독려하는 행위가 정착되어 있었다.

5. 작고 사소한 성장-성취요소에 대한 칭찬-격려 일상화

젊은 조직문화를 공유하는 조직에서는 ‘배운 것’, ‘깨달은 것’ 자체가 칭찬-격려의 대상이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실패했거나, 두드러진 성과가 나오지 않은 업무라 하여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들 조직에서는 실패는 담당자의 역량이나 성장의 촉진 요소로 받아들여져, 이번에 실패하면서 경험한 지식이나 노하우가 축적되어 더 나은 업무 수행이 가능할 것이란 믿음이 공유되고 있었다.

6. 부정적 소수의 관리

젊은 조직문화를 공유하는 조직에서는 부정적 소수는 연령이 아니라 새로운 학습이나 성장을 의미 없다고 인식하거나, 업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러한 인식을 주변에 전파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이 주변 동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들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조직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고 있었다.

당신의 조직은 어떠한가? 위에서 필자가 발견한 요소들이 당신의 조직에서도 존재하는가? 만일 아니라면, 이 중에서 가능한 몇 가지를 지금이라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니면, 우리 조직에서는 이러한 특징들이 발현되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요인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조직의 성과 뿐만 아니라, 당신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