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인 긍정 편향 조직을 구축하라
성장과 시너지를 원하지만 인재 유출과 부서 간 갈등 속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성과에 머무는 기업이 더 많다. ‘의도적 긍정 편향’은 그 답을 시각의 전환에서 찾는 접근이다.
지속적으로 성장을 추구하고,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개인과 조직을 원하지 않는 기업은 없다. 스스로가 더 높은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고, 그 과정에서 기존의 역량은 강화하면서 새로운 역량을 개발해 나가는 사람들과 그들 간에 유기적인 협력 속에서 조직의 기능과 역학관계가 강화되어가는 조직은 시장과 기술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 고정된 환경 속의 기업이라 할 지라도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구현하거나 확보하는 기업들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인재의 지속적인 유출을 고민하고, 협력과 협업보다는 유관 부서간, 조직 내 개인간의 이해관계 충돌로 인한 갈등 속에서 기대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보다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성과에 만족하는 기업들이 더 많다.
물론, 모든 기업이 쉽게 확보가능한 것이라면 이토록 강조되거나 중요시될 이유도 없다. 그리고 기업의 많은 인사, 조직문화 담당자들은 최대한 이상적인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적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직문화 진단을 통해 성장욕구의 형성과 유지, 업무수행 과정에서의 성장경험을 촉진하고 강화하기 위해 요구되는 개선과 강화점을 찾고, 갈등을 경험하는 개인이나 조직들을 위한 다양한 도구와 워크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과정 속에서, 필자는 담당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몇 가지 요소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긍정적인 정체성 형성에 의도적으로 집중하라.
성과심리학자인 마이클 저베스(Michael Gervais)는 상대적인 관점에서 자신을 정의하는 ‘성과기반 정체성’이 실제 개인과 조직의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한 바 있다. 그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으로서, 자신이 속한 사회 속에서의 자신의 유능함, 가치를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인정욕구가 성과기반의 정체성을 만들어낸다고 보았다. 그리고 발달과학자 벤 홀트버그(Ben Houltberg)의 말을 빌어, 타인의 평가나 인정을 통해 유지되는 성과기반 정체성으로 인해 의존적인 자존감, 실패에 대한 두려움, 완벽주의적인 특징을 갖게 되고, 이는 자신에게 존재하는 잠재력에 대한 탐구나 발현노력, 자신이나 조직이 수행하는 일의 본질 추구보다는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가시적 요소들(권력, 돈)에 집중하여 소극적(안전하고, 필요 이상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방식으로 일하거나 심지어 일을 왜곡된 방식으로 수행하는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았다.
물론, 인정욕구는 인간이 가진 기본적인 욕구이며, 이 자체가 나쁘다 거나 부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인간은 자신이 인지하는 사회에 속한 타인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더욱 노력하려는 행동들을 발현하게 된다. 다만, 저베스는 인정욕구의 결핍으로 인한 지나친 집착이 사람들의 의견에 대한 두려움(FOPO, Fear Of People’s Opinion)을 일으키고, 인정욕구보다 더 높은 단계인 내가 가진 잠재력과 가능성을 추구하려는 자아실현의 욕구로 나아가지 못하고 성과기반의 정체성을 갖게 만드는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는 굉장히 단순한데, 바로 성과기반이 아닌 목적기반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목적기반의 정체성은 성과기반의 정체성과 달리, 타인 등 외부가 아닌, 나라는 내면에서 출발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일이나 결과는 무엇인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 해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가 성과기반의 정체성에서 나오는 지향점이라면, “내가 이 일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 경험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내가 하는 이 일을 어떻게, 어디까지 해냈을 때, 그것은 가능할까”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 지향점은 목적기반의 정체성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기반의 정체성은 본질적으로 자신의 선한 자아, 혹은 사회에 구현하고 싶은 긍정적 변화, 일 자체에 존재하는 건강하고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게 만든다. 또한 자신의 내면에서 출발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타인에 대한 인정에서 출발하는 성과기반 정체성보다 더욱 조직과 사회, 공동체에 기여하는 관점의 지향점이 도출되게 만든다. 더불어 조직 차원의 정체성을 이렇게 목적 기반으로 구현할 경우, 각자의 개인적 성과에만 집중하지 않고, 동료나 조직에 기여하는 다양한 노력들을 자연스럽게 주목하고, 고무시킨다.
즉, 인간으로서 필연적으로 갖게 될 우려가 높은 성과 기반의 정체성에서 벗어나 목적 기반의 정체성을 갖게 만드는 의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탐구과 고백, 선함과 올바른 것에 대한 담론, 현재 자신들이 수행하는 일, 조직의 기능과 사업이 세상과 사회, 사람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선한 가능성들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반복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2.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의도적으로 장려하라.
타인을 돕는 선한 행동은 분명히 그 자체로 돕는 대상인 타인에게도 유익한 행동으로 볼 수 있고, 심지어 선한 행동을 한 당사자의 스트레스 해소(Lockard, 2022)를 비롯한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우리는 당연시한다.
그런데 이를 기업 내부, 조직 내부에 적용하게 되는 경우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미시건대 존러셀 존슨(Russell Johnson) 교수는 2019년 칼럼을 통해 본인을 비롯한 연구진들이 열흘간 기업 내 상호작용을 관찰한 결과,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고마움을 비롯한 어떠한 심리적 보상을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 오히려 관계가 멀어지거나 업무의욕이 하라는 경우가 발생하고, 도움을 주는 내용이나 방식에 따라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거나, 오히려 대상자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거나 부담을 느끼게 만드는 경우가 발생했음을 밝힌 바 있다. 그래서 연구 결론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서는 행위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이는 존슨 교수 스스로 말하듯, 해당 연구는 연구 대상이 되는 기업 내부의 문화가 경쟁적인지 협력적인지, 수직적인지 수평적인지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으며, 도움을 주고자 한 동기(이유, 목적)가 상사의 눈을 의식하거나 남들보다 돋보이기 위함인 경우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동기 자체가 개인을 돕기 위함이든, 조직을 돕기 위함이든 이타적일 필요가 있음도 지적했다.
이는 앞서 저베스가 얘기한 성과기반의 정체성과도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도움을 주는 행위를 이끄는 원천이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인정받기 위한 자기 중심적인 목적에 기반한다면, 심지어 모두가 성과기반의 정체성을 갖고 이를 장려하는 조직문화 속에 있다면 도움을 주는 긍정적 행동 자체도 오히려 서로에 대한 경쟁심을 자극하거나, 의도를 의심하거나, 도움을 받는 것 자체에 수치심이나 저항감을 느끼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업 내에서 어떻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도 사실은 간단한데, 도움을 주고받는 과정 자체를 상호작용이라 정의한다면, 도움을 요청하는 것부터 출발하여 도움을 주는 행위, 그리고 도움을 받고 나서 고마움이나 감사를 표현하는 일련의 과정 전반에 대한 선한 의도를 강조하고, 각 단계에서 수행자와 수혜자가 해야 하는 긍정적 액션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 건설적이고 솔직한 피드백을 강조하는 넷플릭스의 4A Feedback에서는 두 가지 흥미로운 단계가 존재하는데, 먼저 피드백을 주고자 하는 이가 피드백 대상자가 인간으로서나 해당 업무의 먼전문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피드백을 하고자 한다는, 선한의도에 기반함을 명확히 밝히는 단계(Aim to Assist)가 있고, 피드백 댕사자가 피드백 전달자의 피드백 행위나 내용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감사를 표하는 단계(Appreciating)가 바로 그것이다. 즉, 도움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 양자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으며, 피드백이 지속적으로 긍정적이고 도움이 되는 과정으로 강화-발전되게 하는 선순환의 기능도 포함한다 볼 수 있다.
즉, 우리가 진정으로 서로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고, 유기적 협력이 일상화되는 조직 내부의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면, 특정한 긍정적 행동 하나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종류나 형태가 어떻게 되었든 간에, 행동 내면에 담긴 선한 의도를 행동의 수행자와 수혜자 간에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일련의 상호작용 전체를 장려하고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3. 조직 내 긍정적 요소에 의도적으로 집중하라.
심리학자인 밴두라(Bandura)가 말하듯이, 개인효능감은 자신이 해낸 성취로부터, 집단효능감은 조직 기능요소들이나 사람들간의 역학관계들을 긍정적으로 지각할 때 형성되고 강화된다. 그리고 이러한 효능감은 위기나 역경을 이겨내고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하게 만드는 회복탄력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개인이나 조직 차원의 긍정적 요소를 인지하고 체감하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함을 말한다.
그런데, 기업 내부의 일상과 업무에서는 이러한 긍정적 요소들을 발굴하거나 강조하기 보다는 결함과 결핍, 장애요인들을 찾고 개선하는데 집중하는 경향이 높다. 특히 실패나 실수가 개인이나 조직의 성과나 평가(인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때 더더욱 그러하다. 책임에 대한 내부의 개념이 ‘패널티의 감수’, ‘불이익을 지는 것’으로만 해석되는 문화 속에서도 그러하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과 문화 속의 기업에서는 앞서 저베스가 얘기한 성과기반의 정체성이 개인이나 조직 차원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개선을 위한 요인을 찾는 것이 문제라기 보다는 이것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며, 효능감을 떨어드리고, 회복탄력성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진정으로 실패를 이겨내고, 대담한 도전을 시도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는 개인과 조직을 경험하기 위해서라면, 시련이나 실수, 실패 과정에서도 의도적, 의식적으로 긍정적 요인들을 찾고 체감하게 만드는 의도적 노력이 중요하다. 잘못이 발생한 원인을 찾는 것만이 아니라, 잘못이 발생했을 때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행한 노력이나 이를 가능하게 한 조직의 기능적 요소, 사람들의 역량을 발견하고 이를 인지하도록 도울 수 있다. 실제 구글(Google)에서 실패한 프로젝트에 대한 리뷰 회의체인 ‘포스트모템’에서도 참여자들의 좌절감을 회복하는데 집중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저성과에 빠진 개인이나 조직, 실제 성과는 낮은데도 오만하거나 자만하는 개인이나 조직을 대상으로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도 긍정적 요소를 우리는 찾고, 제시해줄 수 있다. 장기적인 저성과에 빠진 개인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낮은 자존감과 효능감, 이로 인해 발생 가능한 다양한 자기방어기제들, 자기불구화 등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 그 사람이 가진 본질적인 강점, 개인적 성과 지표 외에 팀이나 동료에게 기여하는 부분들을 기반으로, 본인의 역할과 일에서 다시금 재기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할 수 있다. 오만하고 자만한 이에게는 그가 실제 제대로 된 성과를 만들어내고, 조직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관점에서 집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성격적 특성이나 기술, 지식적 측면의 강점만을 강조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부정적 상황의 개인들이 본질적으로 선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일과 조직, 사람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분명 이 ‘긍정’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많은 선입견이 존재한다. 조직 내 잘못된 점을 무시하고 잘되는 점에만 집중하는 낙관주의를 만들어내지는 않을지, 성장을 위한 자기 반성이나 성찰을 방해하지 않을지 등이다. 하지만 진정한 ‘긍정’은 오히려 이러한 선입견들과 완벽히 반대된다. 진정한 긍정성은 자신의 일과 조직, 사람들을 위해 옳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다. 옳은 것을 위해 자신과 조직의 일에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개인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만든다.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잠재력과 가능성이 우리에게 있음을 일깨운다. 우리는 이를 좀 더 의도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