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칼럼2024년 11월

리더에 따라 흔들리는 조직문화, 유지하려면? ②

조직문화 유지를 위한 온보딩은 신임 리더와 구성원, 기존 구성원 모두에게 중요하다. 경력직 채용이 늘면서 신규 입사자에 대한 온보딩은 활성화됐지만, 정작 기존 구성원을 위한 재정렬은 빠져 있다.

이 원고는 HR Insight 2024년 11월호 칼럼 원고로 작성되었습니다. 실제 게재본은 해당 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전 호의 글에서도 밝혔듯이 조직문화의 유지와 계승을 위한 온보딩 접근들은 신임 리더나 구성원에게 있어서도, 기존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경험한 주체인 리더와 구성원에게 있어서도 중요하다. 특히 조직문화의 변화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이 있는 리더에게 있어 기존 조직문화가 왜 형성되었는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그 문화의 유지만이 아니라, 새로운 방향을 수립하고 제시하기 위해서도 중요함을 말했다.

온보딩 접근 자체는 과거와 달리 활성화된 상태다. 경력직 채용이 늘어나면서, 타 사의 일하는 절차와 룰, 리더십 스타일, 조직의 구조와 직급/직위별 다른 재량권 영역 속에서 오랜 시간 근무한 구성원들은 일과 조직, 사람 그리고 일하는 방식에 대한 다른 가정을 공유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자신들이 공유하는 가정과 그에 기반한 일하는 방식 전반을 정확히 안내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했고, 특히 입사 첫날의 경험과 초기 적응기간 동안의 경험이 갖는 중요성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이러한 접근들이 앞서 소개한 사례들, 즉 신규 입사자들에게 한해서만 이뤄진다는 점이다.

개념적으로 생각해보면 같은 제도와 시스템, 가치와 철학을 명문화한 집단 내부의 소 집단들은 일하는 방식이나 적용하는 절차와 룰, 조직 구조와 개인별 재량권 영역이 비슷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아무리 복잡하고 정교한 제도나 시스템도 집단 내 다양한 기능요소와 인적자원 특성간 복합적인 상호작용과 정황 변화에 일일이 대응하는 방안을 가이드 할 수 없다.

결국 각 소집단, 특히 서로 다른 업무와 사업을 담당하거나, 다른 고객과 시장을 경험하는 집단일수록 저마다 외부 환경에 지속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가정들을 형성해 나간다. 또한 다양한 성격과 역량을 갖춘 구성원들이 뭉쳐 내부정서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맞다고 생각하는’ 가정들을 형성해 나간다. 그러한 가정들에 기반하여 각 소집단의 구성원들은 저마다 ‘맞다고’ 생각하는 암묵적인 규칙과 원칙들을 만들고 지켜나간다. 이러한 마이크로컬처는 근무지가 분리될수록, 전보와 같은 인적자원의 순환이 제한될수록, 회사 차원에서 조직문화 관리에 대한 지원이 부족할수록 그렇다. 그래서 회사 차원에 제공된 온보딩을 충분히 경험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자신이 실제 일상과 업무를 보내야 하는 소집단(팀이나 본부)에서 공유하는 조직문화에 대한 온보딩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 특히 그 대상이 해당 소집단의 조직문화에 이끌어가는 리더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면 온보딩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전 호에서 신임리더가 마주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 및 적응부족’과 이에 대한 ‘지원 부족’이었음을 소개한 마이클 D. 왓킨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교수는 전세계 글로벌 기업들의 온보딩의 수준을 4단계로 분류한 바 있다.

그는 먼저 0단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단계는 사무도구와 기술 등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 단계로 사실상 온보딩 접근 자체가 없는 경우를 말하는데, 자체 조사를 통해 글로벌 기업 중 무려 5%나 여기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1단계는 기본 오리엔테이션 단계로 문서를 제공하되, 정리되어 있지 않은 산재한 자료들의 취합 및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러 제대로 된 온보딩 접근으로 보기엔 한계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 약 3분의 2가 여기에 해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2단계부터 제대로 된 온보딩 접근이라 설명하는데, 2단계는 1단계에서 제시한 문서들보다 좀더 세분화되고 정리-가공된 양질의 정보들과 더불어 조직문화 이해에 도움이 되는 행사나 회의들이 진행되는 ‘적극적 융화’ 접근이며, 약 25%의 선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이 단계에 있었고, 마지막 3단계는 가장 우수한 온보딩 접근으로써 팀 내 역학관계, 과거의 주요 사건 등 주요한 팀의 상황과 조직문화의 빠른 이해를 지원하는 ‘문화 통역사’를 비롯한 이해관계자 및 전략, 팀 빌딩 워크샵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가속화된 통합’ 단계로, 전세계 글로벌 기업 중 2%가 이에 해당했다고 말했다.

조직문화는 일상과 업무에서 누적된 상호작용들, 그 집단의 구성원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동료나 리더, 집단간의 갈등을 중재하고 정서를 통합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형성된 고유한 믿음들에 기반하기 때문에, 우리가 새로운 사람들에게 우리의 조직문화를 정확히 안내하기 위해서는 ‘왜 우리에게 이러한 가정들이 당연시되고 공유되는지’에 대한 근거로서 과거의 주요한 사건들이나 히스토리까지 안내할 필요가 있음을 생각해보자면, 왓킨스 교수가 제시한 온보딩 레벨 중 3단계가 되어야 제대로 된 온보딩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해야 하는 구체적인 온보딩 접근들은 다음과 같다.

  • Day 1 ~ Day 90 or Day 120까지의 장기적인 온보딩 기간 제공

먼저 제대로 된 온보딩 접근은 충분한 적응기간의 부여부터 시작해야 한다. 조직문화는 실로 다양한 요소간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총체이며, 그 상호작용을 통해 암묵적으로 형성된 보이지 않는 가정들을 본질로 한다. 일과 조직, 사람, 일하는 방식에 대한 보이지 않은 가정들은 그 집단의 규모, 내부 구성원들의 다양성, 사업과 업무의 영역과 맞물려 다양하게 형성될 수 있으며, 당연히 그 모두를 명확한 언어로 정의하여 문서를 만들 거나 설명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물론 시간이나 공간, 회의나 보고, 의사결정 등 새로운 구성원이 입사나 전입 직후 맞이해야 하는 중요한 상호작용 상황이나 영역과 관련하여 공유하는 가정들은 미리 준비하여 전달할 수 있지만, 일상과 업무 전반에 대한 가정 전반을 안내하는 것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실제 일상과 업무를 경험하면서 그 집단이 공유하는 가정과 그 가정에 기반한 특정한 상호작용 패턴을 전반적으로 체험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 통상적인 수습기간인 3개월(90일)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Day1의 경우, 당장의 업무투입에 필요로 하는 사무도구나 작업환경의 제공 및 안내가 중요할 수 있지만, 주어진 온보딩 기간에 대한 충분한 안내 뿐만 아니라, 새로운 구성원이 기존 집단의 구성원들로부터 환영을 받는 등, 조직과 사람들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 잘 적응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제공하는 행사나 단계가 같은 날에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이 날이 유일한 온보딩 기간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 인지-이해부터 수용과 실천(체험), 정착까지의 온보딩 단계 정의

제대로 된 온보딩 접근이 되려면 적어도 아래와 같은 것들을 다뤄야 한다.

  • 집단 내 구성원들의 특징과 상황, 주요 오피니언 리더와 성향
  • 집단을 둘러싼 주요 이해관계자와 그들이 가진 니즈나 이슈
  • 집단 구성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처리 절차나 방식 (회의, 보고, 의사결정, 갈등중재, 협상, 역할분배나 조정 등)
  • 집단 내부의 정서를 통합하기 위해 정기적 혹은 상시 운영하는 중요한 의식이나 의례, 행사, 활동
  • 집단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가치나 철학
  • 집단에서 고유하게 정한 조직문화 지향점이 있을 경우, 이의 수립 배경이나 관련 전략과 예정된 미래 계획, 활동

즉, 사람의 특징과 사업과 업무, 내부정서의 통합 측면에서 강조하는 기능이나 활동, 현상과 별개로 강조하거나 추구 중인 가치나 지향점 및 관련 계획들에 대해 새로운 구성원이 충분히 인지-이해하도록 돕고, 이를 본인이 직접 체험하거나 실천하도록 돕고, 편안해 지거나 완전히 적응하도록 돕는 일련의 단계를 정의하고, 각 단계마다 그 집단에서 가용가능한 활동들을 준비하거나 계획해야 한다.

만일 이 접근을 4~5명의 작은 팀 규모에서 새로운 팀장을 위해 진행한다 하여도 마찬가지 인데, 적어도 새로운 팀장이 각 팀원들의 학력이나 자격, 성과나 평가결과 뿐만 아니라, 각 팀원들의 성격적 특성이나 현재 주요 니즈나 이슈, 새로운 팀장에게 기대하는 리더십 스타일 등을 안내할 수 있어야 하며, 필요시 팀원 중 이러한 내용들을 정확하게 안내해주거나, 각 단계별 필요한 활동 운영을 지원할 수 있는 멤버 한 사람을 일종의 ‘문화 통역사’로 배정하는 것도 좋은데, 이러한 역할을 맡은 구성원은 새로운 구성원이 생소하거나 이전 조직과 다른 현상들을 목격하는 등 본인의 경험이나 추구가치와 다른 상황들을 마주할 때 ‘왜 우리 팀은 이러한 가정을 공유하고, 이러한 현상들이 일상적으로 표출되는지’ 과거의 사건이나 누적된 역사들을 매개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흔히 온보딩 버디(Onboarding Buddy)라 불리우는 이러한 역할 수행자들은 단순히 안내자라기 보다는 새로운 구성원이 이전 조직과 새로운 조직의 차이를 알기 쉽게 새로운 구성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며, 단순히 오래 일했거나, 비슷하거나 같은 직급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 집단의 다양한 사람들과 자주 대화하고, 그들의 일상과 업무를 함께 경험한 사람이 더 적합하다.

활동의 형태 또한 각 단계별 취지에 맞게 다양한 활동을 제공할 수 있다. 비단 면담이나 회의 참관만이 아니라, 필요시 각 요소에 대한 구체적인 질의응답이나 토론을 담보하는 워크샵이나 내부정서 통합을 위해 진행하는 행사나 활동을 먼저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도 좋다. 특히 신규 조직에 들어온 리더의 경우, 그에게 활동의 방향이나 방식의 결정권한을 처음부터 주기보다는, 일종의 체험자로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요구된다.

  • 진정성 _ ‘안내하고, 추구하는 조직문화가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라’

온보딩 접근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적응의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단계이자 목표점을 설정하고, 각 단계별 적합 활동이 계획되어야 하며, 대상자에게 충분한 해석과 설명을 제공하는 지원자(문화통역사 ; 온보딩 버디)를 지정하는 등의 체계를 구축하는 것들이 필요하지만, 진정한 온보딩 활동은 사실 이러한 공식적 활동 외에 비공식적 상황에서 실제 그 집단의 일원들이 일상과 업무에서 표출하는 다양한 사고와 행동이 일관성과 지속성을 가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온보딩 접근 기간 내 기획된 워크샵이나 행사, 활동에서 전달하는 ‘우리는 왜 일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일하는 것을 당연시 하는가’에 대한 내용들이 실제 새로운 구성원과 함께 일상과 업무를 보내는 동료, 리더, 부하직원들의 사고와 행동으로 보여져야만, 조직문화를 정확히 안내하는 것인 셈이다.

필자가 이전 달 원고에서 공유했던 조직의 사례로 돌아가 보자면, 새로운 원장이 왔을 때 자신들이 구현한 조직문화에 급격한 변화를 우려한 경영진과 조직문화 담당자들은 필자가 앞서 소개한 모든 것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원장을 위한 충분한 온보딩 기간과 해당 기간 내에 조직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하는 적절한 단계와 활동들을 정리했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지향점인 ‘지구를 살 맛나게 하는 1도의 기술’ 관점에서 현재까지 추진한 조직문화 노력으로써 업무처리 절차나 내부정서 통합 활동들을 회고하고 후속 활동 계획들을 정리했다. 이러한 내용들 각각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워크샵이나 미팅들을 온보딩 기간 중간마다 준비하였다. 이러한 내용 모두를 집대성한 방대한 분량의 가이드 자료 또한 외부의 지원을 받아 정리-제작하기도 했다. 그들은 실제로 제대로 된 온보딩 접근을 가능한 자원 범위 내에서 준비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과정을 주도한 당시 해당 출연연의 조직문화 팀장이 훗날 필자가 속해 있던 펌의 대표과 나눈 후일담을 전하자면, 이러한 모든 노력보다 효과적이었던 것은 바로 실제 이러한 조직문화를 추구하고 구현한 보통의 사람들, 즉 출연연의 연구자들이 그들 스스로 작성하고 제출하는 연구기획안의 문구들이었다. 신임 원장이 온 이후에도 ‘1도의 기술이 가능하기 위해서’ 이러이러한 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고 적어가는 이들, 신임원장이 올 수 있는 상황에서 ‘지구를 살맛나게 하는 1도의 기술’이 유지되어야 하는가, 당신이 추구하는 일하는 이유인가에 대해 ‘그렇다’고 응답한 70% 이상의 사람들이 이들이 추구하는 지향점과 이와 관련한 조직문화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원천이었다. 즉 온보딩 과정을 통해 전달하는 우리의 조직문화가 실제 일상과 업무에서 살아서 작동하고 있는 장면들을 목격하게 해준 것이 이들이 자신들의 조직문화를 지키는 가장 큰 핵심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그들이 추구하는 지향점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