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칼럼2024년 12월

조직문화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보상’ 수준이 아니라 ‘맥락’

24년의 마지막 달, 사람들은 각자 보상을 기다린다. 급여 상승, 성과급, 승진. 그러나 조직문화 진단과 동기 측정에서 늘 빠지지 않는 ‘보상’ 항목은 수준만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이 원고는 HR Insight 2024년 12월호 칼럼 원고로 작성되었습니다. 실제 게재본은 해당 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4년도 이제 마지막 한 달 여를 앞둔 지금, 우리는 각자 올 한해 동안 이뤄낸 것들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어떤 이들은 올 한 해를 훌륭하게 보낸 것에 대한 대가로, 어떤 이들은 어려운 시기에도 포기하지 않고 견뎌낸 것에 대한 존중으로서 급여상승이나 성과급 또는 승진을 기대하기도 한다. 즉, ‘보상’받기를 원한다.

조직문화를 다루다 보면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동기’와 ‘보상’이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더욱 자신의 일을 수행하게 만드는데 필요한 ‘동기’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안으로 ‘보상’은 항상 빠지지 않는 이슈이다. 그렇기에 조직문화 진단을 수행할 때도 ‘보상 시스템’에 대한 항목은 항상 빠지지 않고 들어가며, 구성원들의 동기수준을 측정할 때도 어떤 ‘보상’을 기대하며 일을 하는지, 현재 기대하는 수준만큼의 ‘보상’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지 질문하기도 한다.

알다시피 기업이든 직원이든 보상은 매우 민감한 이슈다. 이 때문에 때로는 조직문화 접근 차원에서 구성원들을 인터뷰하면서 ‘동기’나 ‘보상’과 관련한 주제를 다루다 보면, 일부는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극단적 견해를 내비치는 경우들이 있다. 예를 들어 ‘조직문화를 강조하는 흐름들이 일부러 보상을 낮게 주려는 시도는 아닌지’ 의심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보상만 잘 해줘도 조직문화는 문제없다’는 인식이 공유되는 경우 등을 말한다. 심지어 왜 조직문화 인터뷰를 하면서 보상 관련 이슈를 언급하거나 얘기해야 하는지 불편해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모두 조직문화와 보상을 분리해서 보는 오해에서 출발하는 것인데, 조직문화를 ‘정서/분위기’ 수준으로 협소하게 바라보거나, 유형적 요소들과 분리된 무형적 요소들, 일의 의미나 목적, 가치와 같은 추상적 개념을 다루는 영역으로만 바라보는 경우들에 해당한다.

조직문화 관점에서 보상이 중요한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에 몰입하게 만드는 데 영향을 주기 때문이며 심지어 자신이 맡은 일과 조직, 사람에 대한 암묵적으로 공유하는 가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즉, 개인 차원에선 맡은 일에 대한 동기를 주기도 하고, 때로는 파괴하기도 하며, 우리가 경험하는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조직문화 관점에서 ‘보상’은 반드시 다뤄져야 하는 항목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당신의 조직에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고,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에 진정으로 몰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상’ 접근은 무엇일지에 대해 몇 가지 공유해보고자 한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보상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과 속한 조직에 대한 ‘가정’을 형성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보상에 편차가 발생할 때 생길 수 있는 ‘부정적 가정’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업에서 일하면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연봉, 성과급, 인센티브, 복리후생이나 특혜(자사 제품 할인이나 멤버십), 주식 등 다양한 유형적 보상을 받게 된다.

유형적 보상은 우수한 인재를 유지하거나 영입하는데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들은 각 보상을 충분한 수준으로 제공하려 노력한다.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경쟁사나 시장가치 대비 우월한 수준으로 제공하고자 노력하기 마련이며, 특히 기업이 추진하는 중요한 사업이나 전략과 관련한 직무나 직군일수록 더 좋은 유형적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보상들이 사람들에게 특정 직무나 직군, 단위조직에 대한 가정들에 영향을 주는 일들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모든 직무나 직군이 동일한 가치를 갖고 있진 않기에 당연히 제공되는 보상수준에는 편차가 발생할 수 밖에는 없지만, 때로는 그 편차가 특정 직무나 직군 혹은 단위조직에 속한 구성원들에게는 자신들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인식을 형성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하며, 조직문화에서 상호간 협력이나 업무몰입을 방해하는 ‘가정’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필자가 조직문화 프로젝트를 수행한 조직 중 일부에서는 ‘여기는 행정직으로 들어오면 안된다’라거나, ‘우리 회사는 생산이 왕이고, 백업부서는 천대받는다’라는 표현들이 특정 소수가 아닌 해당 직무나 조직 구성원 전반에서 자주 언급되는 경우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주목받는 조직이나 직무군이 항상 자신들보다 보상의 수준이 높거나, 수행한 일들에 대한 인정이나 칭찬을 경영진으로부터 더 자주, 혹은 유일하게 받는다는 인식들을 공유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하는 일이나 속한 조직이 주목받는 조직이나 직무에 가려져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가정들을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가정들을 공유하는 집단은 결과적으로 주목받는 집단과 갈등이 생기거나 원활한 협력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고, 나아가 조직이나 경영진의 조직운영방식에 대해서도 지지하지 않을 경향이 높으며, 자신의 일에 대해서도 의욕적이지 않은 경우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결과적으로 모든 단위조직의 기능과 사업이 벨류체인으로 얽혀 있어, 각 단위조직마다 좋은 퍼포먼스를 냄과 동시에 유기적 협력이 중요한 기업 입장에서 보자면 결코 바람직한 상황이라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모든 직무, 직군에게 동일 수준의 보상을 제공해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접근도 아니다. 오히려 더 나은 방식은 기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략과 사업, 여기에 핵심이 되는 직무와 직군은 무엇인지 명백히 밝히고 이들이 속한 조직의 퍼포먼스 향상이 다른 직무나 직군에 속한 이들에게도 미치는 긍정적 영향들을 제시해주는 것이 오히려 이롭다. 나아가 다른 직무나 직군에서 하는 일들 또한 가치 있음을 알리고, 다른 경쟁사나 시장 대비 더 나은 보상을 제공해주고 있음을 안내하거나, 혹은 향후 제공계획을 알리거나, 핵심 직무나 직군으로의 성장경로를 제시하거나 보장해주는 방식이 더 이롭다.

즉, ‘우리 회사는 특정 직무나 직군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나머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차별한다’는 가정이 존재한다면, 이를 ‘우리 회사는 사업과 전략 특성상 특정 직무나 직군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지만, 나머지 직무나 직군도 가치 있게 여기고, 원한다면 더 나은 환경과 상황으로 나아갈 기회를 제공한다’는 가정으로 전환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또 하나 알아야 할 것은 보상은 편차가 있을 때만이 아니라, 제시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가정’과 이로 인한 현상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자기결정성 이론을 제시한 에드워드 데시는 자율성이나 유능성, 관계성 등 행동 자체에 존재하는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내재적 동기가 유발된 상태에서 외적 보상이 도입되었을 때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한 바 있는데, 퍼즐실험과 실제 학생기자들의 작업과 관련하여 진행된 본 실험에서 금전적 보상을 제공했다가 중단할 경우 내재 동기를 감소시켜, 자발적 퍼즐 맞추기나 업무완료속도, 결근 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 반면, 타인의 인정이나 칭찬과 같은 무형적 보상은 내재 동기를 증가시키는 현상이 나타나, 결과적으로 외적 보상은 내재 동기에 영향을 미치며 보상 유형에 따라 내재 동기를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킨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반대로 오타 하지메는 인정과 칭찬과 같은 외적 보상을 어떻게 제공하느냐에 따라 때로는 대상자에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부담감을 높여 과로나 번아웃, 일탈 등이 일어나는 사례가 나오기도 함을 밝혔는데, 실제로 2012년 일본 라이온주식회사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기대하고 있겠네’와 같은 격려성의 칭찬이 신입사원들에게 가장 부담되는 발언 중 3위에 해당하는 결과가 나오거나, 2016년 191건의 일본 내 과로사나 자살 사건을 조사한 결과 평소 인정받거나 칭찬받은 사람들이 다수였다는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실제 기업 현장에서도 외적보상이 동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결과들이 나오기도 했는데, 쾰른대 디르크 슬리브카 교수는 224개 소매점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수익성 향상과 관련한 실험에서 상위 지역관리자와 격주로 수익성 증대 회의를 진행한 A그룹, 수익증가분의 5%를 지급하기로 한 B그룹, 회의와 보너스지급을 동시에 하기로 한 C그룹을 편성하고 이후 변화를 관찰한 결과, 회의만을 진행한 A그룹은 7% 이상의 수익성 향상이 일어난 반면, B그룹은 물론이고 회의를 같이 진행한 C그룹마저 수익성 증가가 일어나지 않았음이 발견된다.

원인은 ‘금전적 보너스’였는데, 특히 회의를 함께 진행했던 C그룹의 회의 기록이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면, 실제 매장관리자들은 자기 매장에서 수익성 관련 개선이슈들이 감지되더라도 이를 상위 지역관리자 앞에서 공개하여 이후 지역관리자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걸 꺼리게 되거나, 혹은 지역관리자 앞에서 이러한 이슈를 제시하는 것이 ‘금전적 보너스를 얻고자 하는 행동’으로 비쳐질까봐 공개하지 않는 현상들이 나타났음을 확인하게 된다.

더 중요한 실험은 역시 슬리브카 교수가 실행한 한 것으로, 소매체인점 232곳 1년차 견습생들에게 진행된 결근율 감소 실험에서 출석시 금전적 보너스를 제공받은 A그룹과 출석시 추가 휴가 일수를 제공받은 B그룹, 통제그룹까지 3개 그룹의 결근율 추이를 분석한 결과, A, B 그룹 모두 별다른 긍정적 효과가 없었고, A그룹은 심지어 결근율이 더 상승했음을 발견하게 되는데, A그룹의 견습생들은 금전적 보너스를 받고나서 ‘출석’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가 아니며, 결근시 죄책감도 덜 느끼게 된다. 특히 이들은 실험기간이 종료되어 출석 보너스를 제공하지 않게 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높은 결근율이 발생하는 현상들이 관측되었다고 한다.

반대로 슬라브카 교수는 금전적 보상이 오히려 긍정적 현상을 만든 사례도 같이 제시했는데, 그는 컨티넨탈 항공에서 시행한 전사적 보너스 제도가 그 예로, 모든 직원들이 각 공하에서 정시출발 상위순위 달성시 현금 보너스를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했고, 실제 정시출발률이 크게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는데, 이러한 제도 도입이 구성원들에게 정시출발을 회사가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정시출발이 회사 성공에 미치는 영향 등을 인지할 수 있게 했다고 주장한다.

위의 모든 실험들이나 연구사례들을 보면, 한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게 되는데, 기업에서 유-무형적 보상을 막론하고 어떠한 보상이든 구성원의 동기, 나아가 그들이 자신이 현재 하는 일이나 행동에 대한 ‘가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며, 보상의 유형이나 내용 뿐만 아니라,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서도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근원인 ‘암묵적 가정’들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보상은 단순히 제공되는 수준이나 유형만을 고려해서는 안 되며, 전달되는 과정과 형태 또한 잘 설계되어야 한다. 그래서 보상을 제공하는 시점에서 기업이 기대하는 긍정적 가정들이 조직 안에 형성되게끔 계획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급여도 인센티브도, 복리후생이나 우리사주제도도, 나아가 인정이나 칭찬, 격려와 같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상적인 행동도 올바른 방향과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게 해야, 우리가 추구하는 조직문화로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