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담당자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2/2)
이전 호에 이어, 이번에는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수행해야 할 채용과 온보딩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전 호에 이어 이번에는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수행해야 할 ‘채용과 온보딩’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3_ 채용과 온보딩
최근 들어 이제 소위 웰컴키트라고 하는 입사기념 증정품을 입사자에게 제공해주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 웰컴키트 안에는 회사의 로고나 슬로건을 물건 디자인에 반영하기도 하지만 회사의 특성과 정체성을 반영한 물건들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롯데리조트는 사탕수수로 만든 슈가케인펜, 커피찌꺼기로 만든 커피점토 등으로 만든 커피펜슬 등을 웰컴키트로 제공하여 입사자들에게 회사가 추구하는 ESG 정책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토스, 카카오페이 등의 경우 자사의 브랜드 컬러를 반영한 물품 제작 및 제공을 통해 입사자가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웰컴키트의 구성과 디자인 또한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 신규 입사자가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조직문화 특징을 긍정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컬쳐덱 또한 마찬가지다. 회사 내부의 다양한 일하는 방식이나 정책을 회사의 조직문화에 기반하여 정리-정렬한 내용들은 우리 회사에 대한 구성원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회사의 조직문화와 정합성이 좋은 인재들이 유입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컬쳐덱을 제작하고 배포하는 일 또한 조직문화 담당자의 역할 중 하나다. 특히 컬쳐덱은 조직 내/외부 변화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는 일인 만큼,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수행해야 할 정기적 업무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컬쳐덱을 웰컴키트 구성물품 중 하나로 포함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본격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채용’관련 역할은 따로 있다. 바로 채용 심사와 채용 홍보 과정의 참여다. 바로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 특성에 걸맞는 인재인지 평가할 수 있는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주는 것, 또한 회사의 조직문화를 효과적으로 외부에 홍보함으로써 필요한 인재가 적시에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것, 당장의 취업희망자가 아니더라도 추후 이직희망을 느낄 수 있게끔 회사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는 작업이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수행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판가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일전 에 소개한 바 있는 이곤젠더의 고위 경영진 588명을 대상으로 ‘조직 적응에 실패한 이유 ‘ 중 2위가 조직문화 적응 실패로 나왔듯, 단순히 업무능력만 가지고 채용 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은 자칫 시간과 비용 상의 많은 손실을 입힐 수 있다.
그렇기에 당신은 면접관이 회사 조직문화의 특징, 실제 작동하고 있는 회사 내부의 암묵적인 가정들을 기반으로 일어나는 보편적인 일상 현상들을 기준으로 해당 인재의 채용 적합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면접시의 질문 가이드라인이나 테스트와 같은 기준과 절차를 고안하는 일들이 그러하다.
또한 유튜브나 다양한 대중매체를 통해 회사의 조직문화 특징을 홍보하는 영상들을 공유해보는 일, 혹은 채용공고 란에 조직문화를 소개하는 문구에 대한 기본적 가이드라인을 잡고 제공하는 것도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당신의 회사에 입사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이 회사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지, 개인이나 조직간의 갈등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지, 피드백은 어떤 식으로 주고받는지’ 등 보편적 상황에서 우리 회사에서 자주 실행되는 형태를 소개하는 것은 채용 기준을 세우는 것만큼 우리 회사에 적합한 인재들을 위주로 입사하게끔 유도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는 본인들의 피드백 스타일에 대한 경력직 입사자들의 체험 소감을 유튜브로 올려놓았는데, 이들의 대화를 통해 넷플릭스 안에서 피드백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고, 이는 넷플릭스로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자신들 스스로 ‘이러한 피드백들을 나도 할 수 있는지’, ‘누군가 나에게 이러한 방식으로 피드백을 해준다고 가정했을 때,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블라인드 등 오늘날 회사의 내부 일하는 방식을 전/현직을 망라한 불특정 다수가 적나라하게 공유할 수 있는 매체들이 산재한 오늘날,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상적 모습을 감추고 포장하는 시도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드러내라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우리 회사에서 추구하거나 수행하는 일하는 방식들이 어떠한 가치, 혹은 어떠한 암묵적인 가정들에 의해 발현되는 것인지 탄탄한 논리와 구조에 기반하여 정확하게 전달해주라는 것이다. “우리는 ~한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하게 휴가제도를 운영합니다. ~하게 성과를 평가하고, ~하게 의사결정을 내립니다.”와 같은 것들을 말한다. 소위 말해 “우리의 문화가 당신에게 맞다면 언제든지 지원하세요. 우리도 당신과 같은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과감히 얘기할 수 있는 내용을 제공해주는 것이 조직문화 담당자 당신의 역할이 될 수 있다.
온보딩은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몇 개월 내지 1년간 입사자의 적응과 업무 퍼포먼스를 증진시킬 수 있는 적응 지원 프로세스와 세부 활동들을 기획하고 전달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다양한 네트워킹 채널과 멘토, 버디 등 조직문화와 업무 이해를 도와줄 사내 구성원을 매칭시켜주는 것들도 당신이 할 일이다. 중요한 것은 온보딩은 입사 첫날인 Day 1부터 당신의 역할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입사가 확정된, 공식적인 출근 전부터 당신의 역할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온보딩의 경우 다음에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4_조직문화 브랜딩
실제 내부의 일하는 방식이 외부의 시장과 고객에게 노출되는 시대로 접어든지 오래이며, 내부의 일하는 방식과 외부로 표출하는 브랜드 이미지의 갭을 확연히 느끼게 만드는 사건들이 노출되고 확산될 때 기업의 주가는 물론 존속마저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리는 이미 굵직한 몇 가지 사건을 통해 다들 알고 있다.
필자의 이전 컬설팅펌 대표인 조직문화 전문가 유준희는 이를 ‘진정성의 갭(Authenticity Gap)’이라 설명하며 이 간극을 좁히는 시도가 매우 중요하고, 관점을 달리 가지면 내부의 조직문화 아이덴티티를 브랜드 이미지, 아이덴티티에 반영하거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조직문화의 아이덴티티로 전환되는 브랜드 컬쳐 접근이 내부 상황의 노출과 확산이 일상화된 오늘날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 확보 원천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필자 또한 여기에 매우 강력히 동의하고, 지지하는 바이며 조직문화 담당자의 역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라 생각한다. 조직문화 담당자는 분명 내부의 정서적 통합과 외부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조직과 개인의 변화를 지원하는 사람이지만, 이것이 결과적으로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와도 같은 방향성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되는 사람이다.
즉 조직문화 담당자는 회사의 브랜드 정책이나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이를 다루는 조직과 발을 맞추어야 한다. 회사가 추구하는 브랜드 방향성에 걸맞는 일하는 방식, 근무복장이나 업무공간과 도구를 구현하는 것들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조직문화에 반영할 수도 있고, 반대로 조직문화로서 외부에 어필할 수 있는 긍정적인 특징이나 가치들을 브랜드와 마케팅 방향 수립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일들을 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더 이상 우리 내부의 상황을 숨기거나 감출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유념하자.
5_조직문화 진단
조직문화 진단은 이미 조직문화 담당자라면 가장 보편적으로 수행하는 업무 중 하나일 것이다. 데니슨 모델, 퀸 경쟁가치모형, 매킨지의 OHI, 로버트 쿡의 OCI, GWP의 Trust Index 등 다양한 조직문화 진단도구가 존재하고, 대기업의 경우 사내 전문인력을 활용하여 자체적인 진단모델을 갖추고 운영하는 경우들이 많다.
이 외에도 심리적 안전감, 심리적 안녕감, 일 몰입, 번아웃 등 조직의 특정 이슈나 니즈에 맞추어 활용할 수 있는 진단 모델도 있고, 최근 들어 개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확산되고 있는 다양한 성격유형 검사도구들도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위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진단도구들 중 어떤 도구를 쓰는 것이 좋을까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당신의 회사의 이슈나 니즈에 맞추어 가용가능한 자원 범위 내에서 적절한 도구를 선택하면 된다. 이를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외부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도 되며, 내부의 구성원들과 협의하여 결정해도 상관없다.
다만 누차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량적 진단, 특히 설문은 당신이 부분적으로 다소 낮은 수준의 진단 접근을 수행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며, 당신이 제대로 된 진단을 하길 바란다면 적어도 정성진단으로서 개인 또는 집단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을 수행하거나, 나아가 조직개발 접근 등을 통해 실제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잠재된 조직 내 가정과 문화요인들을 내부 구성원들과 함께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조직문화 담당자는 회사의 최대한 많은 이들과 만나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 그들에게 당신이 ‘당신의 직장 내 여정을 함께 하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그들이 자신들이 가진 보이지 않는 가정들 중 숨기고 싶은 가정들을 당신을 믿고 오픈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최근 들어 강조되는 혼돈, 혼란 속에서도 오히려 더욱 성장해나가는 반취약성(antifragility)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신과 함께 라면 다소의 고난과 장애물이 있더라도 빠르게 재기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경험할 수 있다고 믿게 해야 한다. 내부 구성원들이 당신을 신뢰할 수 있을 때까지, 당신은 많은 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일상과 업무에 대한 고민을 듣고, 함께 대안을 모색해보는 시간들을 가지는 것 자체를 즐겨야 한다. 당신은 끊임없이 당신 회사의 사람들과 상호작용해야 한다. 정량진단은 결코 그러한 기회를 주지 않는다.
6_조직문화 이슈 대응
가치체계 정립과 내재화, 조직개발, 채용과 온보딩, 조직문화 브랜딩, 진단 등은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정기적-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일들이다. 하지만 조직문화 담당자는 때로는 돌발적인 업무들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들도 있다. 특정 집단이나 개인간의 극심한 갈등, 특정 인원이나 조직의 갑작스러운 이탈 상황에 의한 구성원들의 혼란이나 불안, M&A와 같은 이질적 조직문화 집단이나 사람들과의 융합 이슈 등이 그러하다.
갈등유형과 접근전략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 재직 혹은 퇴사시의 인터뷰와 남은 인력들에 대한 조직문화 접근기법들, M&A시 조직문화 차원에서 수행해 봄직한 PMI(Post Meger Integration) 접근 등 각 이슈마다 당신이 알아두면 좋은 다양한 지식과 정보들이 산적해 있다. 처음부터 이 모두를 알아야 될 필요는 없지만, 내부 정서의 통합과 외부 문제의 해결 관점에서 조직문화 담당자는 항상 당신 나름의 역할이 존재하고, 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지식과 정보가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신년회나 송년회, 시무식과 같은 조직 내 대형 의식이나 의례를 다루는 것 또한 조직문화팀이나 담당자로서 중요한 역할인 것은 맞다. 이러한 의식과 의례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며 그 안에서 무엇을 경험하느냐가 조직문화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Trice & Beyer, 1993) 하지만 이보다 더 많은 역할이 당신에게 존재하고, 그만큼 당신의 역할이 가치있음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